미진사가 2018년 5월 30일, 새 도서를 출간했다.
제목은 '반 고흐가 사랑한 드로잉-샤를 바르그의 드로잉 강좌'.
다음은 출판사 서평 전문이다.
미술가들이 탐독해온 드로잉 바이블,
샤를 바르그의 《드로잉 강좌Cours de dessin》
“바르그의 강좌를 깊이 연구하고 꾸준히 반복해서 따라하다 보니 드로잉에 대한 통찰력이 생기는 것 같아. 전체적인 윤곽을 가늠하며 보는 법을 배운 거지. 감사하게도, 과거에는 완전히 불가능할 것만 같던 표현들이 점차 가능해지는 것을 느껴. 더 이상 나는 예전처럼 자연을 보지 않을 거야.”
_테오에게 쓴 반 고흐의 편지(1881)에서
이 책은 19세기 이래 유럽과 미국에서 아카데미 교재로 널리 사용되었던 샤를 바르그(Charles Bargue, 1826/27~1883)의 《드로잉 강좌 Cours de dessin》를 재구성하여 소개한다. 바르그의 드로잉들은 모델(modeles), 즉 ‘모사하기 위한 모범’으로 만들어졌다. 빈센트 반 고흐와 파블로 피카소를 비롯하여 당대와 후대의 수많은 미술가들은 바르그의 《드로잉 강좌》를 필수 지침서로 삼고, 작품을 아껴 모사하며 응용하곤 했다. 그러나 현실의 모방보다는 개인의 표현을 중시하고 장르의 특성이나 재료의 물성 자체에 주목하는 방향으로 현대 미술의 흐름이 바뀌면서, 모사를 기본으로 하는 아카데미 드로잉 수업의 중요성도 점차 감소하거나 무시되기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바르그의 《드로잉 강좌》도 무심히 평가 절하되었다. 더욱이 인쇄를 거듭하는 동안 석판 원판이 마모되어, 20세기 이후 바르그의 《드로잉 강좌》는 거의 낱장의 형태로만 전수되었다. 베일에 싸여 있던 샤를 바르그의 삶도 이 책을 둘러싸고 옛 시대의 향수가 짙게 드리우는 데 한몫을 담당했다.
20세기 전반에 걸쳐 바르그의 드로잉은 여기저기에 흩어진 낱장들, 그리고 런던 빅토리아&앨버트 미술관의 내셔널 아트 라이브러리에서 소장해온 한 권짜리 《드로잉 강좌》를 통해 소수에게만 알려져 있었다. 그러다 1991년에 보르도의 구필 박물관에서 좀 더 완전한 형태의 두 권짜리 《드로잉 강좌》가 발견되어 공개된 후, 강좌의 이모저모와 바르그의 조형세계를 살필 전기가 마련되었다.
『반 고흐가 사랑한 드로잉: 샤를 바르그의 드로잉 강좌』에는 구필 박물관 소장의 두 권짜리 판본에서 추려낸 총 197점의 작품들이 실려 있다. 처음엔 눈, 귀, 손, 발 등을 따라 그리다가 점차 난이도를 높여가는 식이다. 바르그는 형태를 틀 잡는 방법에서 시작하여 명암 표현과 세부 묘사의 단계로 나아간다. 때로는 과감히 몇 개의 선만으로 인체의 특성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이를 무신경하게 처리하는 법은 없다.